
전공 필기시험을 한 50분 정도 일찍 마친 덕분에 점심시간이 상당히 여유로워졌다. 수험생 유의사항에 안내되어있었던 학생회관으로 가서 학식을 먹었다. 대학교 졸업한 이후로 처음 먹는 학식! 맛있었지만 정신이 없어서 많이 남겼다.. 식권은 학생회관 내 매점에서 6천 원에 팔았다. 근데 매점 아저씨가 오늘만 가격이 좀 비싸다고 하셨다. 평소에는 더 저렴한가보다.
+만약 1시까지 필기시험을 쳤는데 차가 없는 경우 학생회관에서 밥 먹는 게 조금 촉박할 수도 있을 것 같다. 1시 45분까지 시험장으로 다시 입실해야 하고, 내가 밥 먹고 나올 때 학생회관에 밥 먹으려고 줄 선 사람들이 꽤 있었기에.. 시간에 쫓기는 게 불편하면 간단히 요깃거리를 미리 사서 가는 게 마음이 편할 것 같다.

밥 먹고 커피 마시고 싶어서 카페를 찾았다. 학생 회관 내에 공감(?)이라는 카페가 있는데 문이 닫혀있었다. 시간이 좀 남아서 학교 바깥으로 카페를 찾아 나섰다. 주변에 카페가 어디있는지 몰라서 좀 해맸는데 뒤편에 늘봄카페(?)로 다녀왔다. 근데 시험날이라 그런지 사람이 너무너무 많아서 음료 기다리는 데 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 이 때 음료 기다리면서 차에서 면접복장으로 갈아입었다. 그래도 안 나와서 마지막엔 맘이 조금 조급했다. 만약 다음에 시험을 또 친다면 커피는 아침 일찍 미리 사서 보온병에 담아가는 걸로..(그럴 일은 없어야 하겠지만..^^)
13시 45분까지 시험장으로 입실해야했다. 화장실 가서 양치도 하고 자리에 앉았다. 2시 가까이 되니 진행위원 분이 들어오셔서 우리 시험장 내 면접 순서를 알려주셨다. 수험번호 순이었다. 전체적으로는 박사 - 특별전형 - 일반전형 순이라고 하셨던 것 같다(기억이 뚜렷히 나지 않는다). 그리고 3명 혹은 4명이 1조인데 왠만하면 3명으로 진행될 것 같다고 하셨다.
금방 치를 줄 알았는데 무려 2시간을 꼬박 기다려야 했다. 면접 기다리면서 핸드폰 사용해도 될 줄 알았는데 안된다고 해서 굉장히 고통스러웠다. 읽을 책 가져갈걸 아주아주 후회했다. 긴장돼서 화장실만 계속 왔다갔다하고 그랬다. 꼭꼭 읽을 책을 가져가시길. 흠 근데 긴장되서 읽을 수 있었을까 싶긴 하다.
그리고 드디어 면접 순서가 되었다. 우선 함께 호명된 두 분과 2층으로 내려가 면접실 앞 의자에 앉아서 대기했다. 의자에 조용히 앉아있다보니 면접장 안에서 면접보시는 분들 목소리가 들렸다. 대충 추리해보니 학교 생활 중 힘든 점, 본인 장점 10초 안에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거기에 대한 답변을 뭐로 할지 엄청 생각했던 것 같다.
진짜 순서가 되어서 면접장으로 들어가니 앞에 교수님 3분이 앉아계셨다. 테이블이 둥그런 대형으로 있는 회의실 스타일이었다. 엄청 긴장했는데 들어가자마자 너무 딱딱하게 틀에 박힌 이야기보다는 솔직한 이야기 편하게 해주셨음 좋겠다는 식으로 말씀해주셔서 조금 긴장이 풀렸다. (다행다행)
아 첫번째로 들어가서 인사드리고 자연스럽게 의자에 착석했는데..^^ 뭔가 이상해서 옆을 보니 나머지 두 분이 서계신 것이다. 하하하.. “아..”하고 짧은 탄식을 내뱉은 후 다시 일어섰다. 바로 앉으시라 하셔서 앉았다. 앉지 말고 기다릴 걸..ㅎㅎㅎㅎㅎ
1. 한국 교원대 지원 동기 및 연구하고 싶은 분야
(내가 첫번째 순서)한국교원대는 이름부터 명실상부한 교원 양성, 교육 전문 학교이고, 현실적으로는 파견교사 제도가 가능한 학교라 지원하였다. 근무하고 있는 학교가 특성화고등학교이다 보니 문제아동, 비행 청소년 학생들을 위주로한 교수학습법을 연구하고 싶다. 라는 식으로 대답했다. 글로 쓰니까 간결해보이지만 실제로는 긴장해서 약간의 버퍼링과 어버버가 있었다.
사실 이 답변은 정말 내가 특성화고에 근무하다보니 무기력하고 학교 생활에 부적응하는 학생들을 많이 만나면서 든 생각인데 기출 문제에서도 항상 나오는 분야이기도 했다. 그래서 아마도 스포츠사회학 교수님으로 추정되는 분이 관심있게 들어주셨던 것 같다. 같이 들어간 다른 두 분은 모든 분야에 관심이 많다고 답변하셨다.
2. 학교 생활 중 힘든 점
(내가 마지막 순서) 앞에 선생님 두 분이 학교의 행정적인 업무 과다, 체육 수업의 어려움(?)을 이야기하셨던 것 같다. 두 분 말씀을 들으면서 어떤 답변을 할지 계속 생각하다가 준비가 안 된 상태로 내 차례가 되었다. 순간 저 스스로가 가장 문제인 것 같다, 임용시험을 준비할 때 합격만 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 때 열정이 사그라들어서 권태로운 제 자신과 싸우는 것 같다. 뭐 이런 식으로 답변한 것 같다.
돌이켜보면 이 때 옆에 선생님이 “솔직히 저는~” 이렇게 답변하시니까 서류 보시던 면접관님들이 갑자기 고개를 드셔서 그 순간이 기억에 남는다. 면접이라 다들 뭔가 경직되고 틀에 박힌 멘트만 있었는데 “솔직”이라는 단어에 귀가 쫑긋한 느낌이었다.
3. 대학원 생활에 어떤 자세로 임할 것인지 포부
(내가 마지막 순서) 이제 다시 나부터 대답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긴장했는데 맨 오른쪽 선생님부터 답변해주시라 하셨다. 면접관님들 기준으로 가장 왼쪽이라 그러신 것 같기도.. 아무튼 이 때는 그냥 솔직하게 말하자라는 생각이 들어서 저는 대학원 2년의 생활이 저에게는 너무 너무 소중해서 무엇이든지 하나는 이루고 가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뭐 이런 식으로 솔직하게 대답했던 것 같은데, 면접관님 중 한 분이 쳐다봐주셔서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게 좋구나라는 생각이 잠깐 스쳤다.
4. 나의 장점 10초
(내가 맨 마지막 순서) 뭔가 옆에 선생님들 답변이 길어질 수록 뭔가 서류만 들여다보시는 느낌 이어서 아 정말 짧고 간결하게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저의 장점은 밝은 성격입니다. 무엇이든지 밝게 생각하고 행동하려고 노력합니다. 하고 최대한 짧게 답변했다.
면접을 마치고 든 생각은 아 지원 시에 제출했던 자기소개서나 연구계획서가 합격에 영향을 크게 미치지 않겠구나 였다. 다른 블로그에서 본 것처럼 필기 시험이 중요하고 면접은 의례적인 느낌 정도. 필기 200점, 면접 20점이니 내가 평가자여도 면접으로 당락을 바꾸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 같긴 하다. 그래서 면접에서 너무 떨지는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참 나는 체육교육과라 그런지 나를 빼고 다 남자 선생님들이셨는데(12분?) 다들 정장을 입고 오셨다. 딱 한 분만 니트에 면바지 입으셨던 것 같고, 나는 블라우스에 치마를 입었다. 면접이 합격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처럼 보이니 복장도 크게 상관은 없을 것 같다.
만약 내가 떨어진다면 필기시험에서 밀렸구나 하고 생각이 들 것 같다. 필기가 그만큼 중요한 것 같다. 그리고 운도 중요할 것 같다. 교원대 특별전형은 교과 별로 뽑는 게 아니라 지역 별로 티오가 나니 내가 전공 내에서 아무리 시험을 잘 봐도 다른 교과 선생님들이 시험을 더 잘치면 밀려나게 된다. 교과 별로 어떻게 점수를 매기는지에 따라 영향이 있지 않을까..? 정해진 기준이 있지 않겠냐만은 각 과마다 다른 시험인데 평가 기준이 완전히 일정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긴 한다.
어쨌든! 그동안 짓눌렸던 시험의 압박에서 벗어나 너무 행복하다. 그리고 사실 임용 준비하면서 그렇게 많은 이론들을 외웠는데도 불구하고 실제로 학교에 와서는 아무 것도 적용할 수 없어서 그동안 정말 벅차고 또 죄책감으로 가득한 날들이었다. 그런데 교원대 파견교사를 준비하면서 다시 공부를 하게 되고, 공부하면서 “아 이걸 적용해보면 어땠을까? 수업을 이렇게 한 번 해볼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래서 이미, 나에게 너무 좋은 경험이었다. 정말 교사는 배운 이론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전문인이 아니라 현장에서 자신만의 실천적 지식을 만들어나가는 전문인이라는 것을, 또 이런 반성적 탐구 자세가 이론 공부를 통해(이론 공부 없는 학교 현장은 권태에 빠직 쉬운 것 같다) 고취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을 수 있는 기회였다. 무엇이든 계속 공부하고 도전해야지.
이제 한 달 후에 합격자 발표가 난다. 그 날 합격 후기를 블로그에 남길 수 있길..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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