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산
-일자 : 2021년 5월 초
-날씨 : 맑음 (반팔 입고 갔더니 추울 땐 춥고 더울 땐 더웠지만 버틸만 했음. 하지만 얇은 바람막이 챙겨갔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코스 : 보경사~문수암~삼지봉(블랙야크 백대명산 인증지)~소금강전망대~보경사
-시간 : 5시간 19분 (충분히 쉬고 사진 찍고 정상에서 김밥도 먹었다)
-거리 : 13.68km
-해발 : 711m
-주차 : 보경사 주차장 혹은 카페보경로498 맞은 편 공터
포항 내연산에 다녀왔다. 내가 도전하고 있는 블랙야크 백대명산 중 하나이기도 했고, 좋다는 후기가 많아서 기대가 됐다. 해발 711m로 그렇게 높은 산은 아니지만 오랜만에 하는 등산이라 최단 코스를 찾았다.
코스 : 보경사~문수암~삼지봉(블랙야크 백대명산 인증지)~소금강전망대~보경사
보경사 주차장을 검색해서 가면 엄청 넓은 주차장이 있다. 사진상 보이는 길을 따라 파전과 막걸리 같은 여타 산 근처에서 보이는 음식점들이 길게 이어져있다. 생각보다 이 길이 꽤 길어서 10분 정도 더 걸어들어가야했는데 차로 더 들어가도 된다.
보경사에서 가장 가까이 주차할 수 있는 곳은 카페보경로498 맞은 편 공터다.
내연산에 들어가려면 보경사 입장권을 끊어야한다. 어른 1인 3500원. 보경사가 목표가 아니다보니 입장권을 끊는 게 아깝긴 하다.
날씨도 좋고, 나무들이 울창하니 참 좋았다. 게다가 등산길도 너무 잘 조성되어 있어 걷기에 편했다.
*이 길을 지나 계단을 오르면 "문수봉 갈림길"이 나오는데 여기서 1. 연산폭포 방향으로 가느냐 2. 문수암 방향으로 가느냐를 선택해야 한다. 어디로 가든 삼지봉이 나오긴 하는데, 친구와 나는 사람이 덜 다니는 길로 가자 싶어서 문수암 방향으로 올랐다. 거기서부터 한 20~30분은 계속 오르막이라 친구랑 '우리 아까 그 길로 갔으면 덜 힘들었을까?' 하고 고뇌했다. 그런데 삼지봉에 거의 도착하기 전에 갈림길에서 연산폭포 방향으로 간 아저씨가 뒤에서 '아까 그 길은 진짜 계속 업힐이라 너무 힘들었다'는 말씀을 남긴 채 땀을 뻘뻘 흘리며 앞질러 가셨다. 아마 중간에 다시 이 코스로 넘어온 걸로 보였다. 아저씨 속도나 짜세가 상당한 고수의 포스를 풍기셨기 때문에 우리는 문수암 방향으로 오르길 잘했다고 생각하게 됐다.
대신 문수암 코스는 딱! 한 번 조망이 트인다. 사진에는 다 안 담겼는데 '와' 탄성이 나올 만큼 멋있는 풍경이다. 그 외에는 전부 산 속 길이다.
문수암 살짝 보기만 하려했는데 신자 한 분이 '여기까지 왔는데 절하고 가시라'며 거듭 권유해주셔서 절도 할 수 있었다. 나는 끈 없이 돌리면 되는 등산화였고 친구는 끈으로 묶는 등산화라 친구가 조금 머뭇댔다. 들어가서 친구가 관악산에 갔을 땐가 절하는 방법을 배워왔다며 가르쳐줬다. 나는 종교는 없지만 이렇게 우연히 절에 가게 됐을 때 자연스럽게 절하는 건 좋은 것 같다.
등산갈 때마다 자주 보이는 꽃이라 꽃 검색을 했다. 산철쭉일 확률이 80% 정도 된다고 했다.
문수암 조금 더 지나고부터는 길이 평탄하다. 그리고 참 이쁘다.
삼지봉 도착! 삼지봉은 꼭 꼭 숨겨져있다. 전망 없음. 올라가는 동안 갈림길 아저씨 한 분 외에는 아무도 마주치지 않았는데 심지어 정상에서 김밥도 먹고 사진도 찍고 시간을 꽤 보냈는데도 한 명도 못 봤다. 그래서 좋았다.
진짜 푸르르다. 온천지가 초록초록해서 개안되는 것 같았다.
나무 하나가 이렇게 갈라져서 자라는 걸 뭐라 그러지? 어쨌든 다섯으로 갈라져 난 게 신기했다.
삼지봉에서 한참 내려오면 이런 물길이 보인다. 너무 아름다워서 한참 시간을 보냈다. 친구와 나 말고는 아무도 없어서 더 벅찬 기분을 즐길 수 있었다.
하산 길은 올라가는 길에 비해 볼거리가 정말 많았다. 기억에 남는 것은 계곡과 소금강 전망대다. 내연산에 대해 많이 찾아보지 않아서 소금강 전망대가 있는 줄도 몰랐는데 막상 가보니 이게 내연산의 하이라이트 아닐까 생각할 만큼 좋았다. 밑을 보면 아찔한데 마주 보이는 산세와 고요한 절개가 느껴지는 정자까지 그림같은 풍경이었다.
내려가는 길 갓부처님도 뵀다. 한가지 소원을 들어주신다고 해서 친구랑 절하고 소원 하나를 빌었다. 그리고 조금 더 내려가면 보현암이 나오는데 스님이신지 신자신지 아무튼 어떤 분이 저 쪽에서 커피 마시고 가시라 하셨다. 가리키는 손 끝을 따라가니 맥모골, 커피 포트 그리고 작게 커피 무료라고 적힌 종이가 보였다. 감사하지만 괜찮다고 말씀드리고 물만 마시고 다시 내려갔다. 아까 문수암도 그렇고 보현암도 그렇고 포항의 절은 등산객들에게 친절한 것 같다.
하산 길은 계속 물과 함께 한다. 동영상은 두 갈래 폭포인 상생폭포다. '와 저기서 수영하고 싶다'만 스무번 넘게 이야기하지 않았을까 싶다. 근데 수영금지 팻말이 많이 보였다.
생각보다 길었던 하산길.. 친구랑 '내연산... 너 정말 좋은 산인 거 알겠어... 그러니까 이제 그만...'하며 내려왔다. "와 진짜 좋다", "이제 그만..."의 반복이었다. 내려와서 입장료도 냈으니 한 번 봐볼까하고 보경사로 들어갔다. 절 부지가 정말 넓었다. 기와 공양, 소원 쪽지 공양 온갖 곳에 공양이라는 말이 걸려있어서 절의 정취를 느끼기 힘들었다. 비도 한 두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하길래 바로 나왔다.
생각보다 힘들고 생각보다 더 멋있는 산이었다. 다음에 포항에 간다면 다시 가보고 싶은 의향이 있을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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