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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 & 등산

지리산 겨울 등산 복장 및 준비물 (부제: 다녀온 후 느낀 점)

by 헹 2022. 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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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29일 지리산 천왕봉에 다녀왔다. 겨울 등산은 자주 해보지 않았고 또 우리나라에서 두번째로 높은 지리산을 오른다니 걱정이 많이 됐다. 뭘 입고 뭘 챙겨야 하나 고민도 많이 되었기에 앞으로 가실 분들이 읽고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남겨본다.

위 사진은 떠나기 전에 찍어본 준비물이고, 실제로 지리산에 가서는 어떻게 사용했는지 짧게 코멘트를 달아보려고 한다.

 

<내가 챙긴 겨울 산행 준비물>

1. 장갑 2. 블랙야크 수건 3. 핫팩 4. 등산가방 5. 보조가방 6. 물티슈(휴지도 챙기길) 7. 헤드랜턴 8. 선글라스 9. 아이젠 10. 털모자 11. 양말2 12. 넥워머(더 두꺼운 겨울용 넥워머로 바꿔 챙겨감) 13. 목도리(차에다 빼고 감) 14. 마스크 15. 등산화 16. 등산스틱 + (사진에는 없지만) 17. 불곰하사깔창핫팩 18. 쓰레기봉투

 

1. 장갑 : 기본적으로 필요하다. 잠깐 잠깐 더운 구간도 있어서 장갑을 벗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계속 장갑을 끼고 있었다. 게다가 천왕봉이 엄청 엄청 추워서 장갑 없이는 버틸 수 없다. 정상석에서 사진을 찍으려면 꼭대기에서 대기를 해야하는데 정말 그 한칸 아래와 바람과 온도가 천지차이다. 잠깐 사진 찍으려고 장갑 벗으면 손가락이 얼어버릴 정도다. 스마트폰 터치 장갑으로 챙겨가면 좋을 것 같다. 

 

2. 블랙야크 수건 : 전에는 블랙야크 백대명산 인증하려면 이 수건이 필요했는데 지금은 어플로 GPS 인증 하고 사진만 올리면 되니까, 게다가 천왕봉이 너무 추워서 정신이 없으니 막상 가방에서 꺼내지도 않았다.

 

3. 핫팩 : 완전 필요함. 중간 중간 손가락 어는 구간이 있어서 장갑 벗고 핫팩으로 녹이니까 살 것 같았다. 그리고 사진에 있는 건 일반 핫팩인데 추가로 군대용 핫팩 더 챙겨갔다. 확실히 기능 차이가 컸다. 하산할 때쯤 되니 일반용 핫팩은 거의 미지근하고 군대용 핫팩은 숙소 도착할 때까지 따뜻했다. 군대용 '마이핫보온대' 핫팩 챙겨가는 걸 추천함.

 

4. 등산가방 : 이건 뭐 기본이니까..

 

5. 보조가방 : 핸드폰, 간식, 코 풀 휴지 등 자주 꺼내쓰는 물건 넣기 좋았다. 확실히 하나 있으면 좋은 듯. 그리고 핫팩 하나 같이 넣어놓으니까 아이폰 안 꺼져서 좋았다.

 

6. 물티슈 : 미니 물티슈와 휴지도 기본인 것 같다. 대피소 화장실의 경우 휴지가 없으므로 꼭 꼭 챙겨가기. 우리는 중간에 휴지가 부족해서 장터목 대피소 매점에서 휴지 하나 샀다.

 

7. 헤드랜턴 : 겨울 산행 필수품이라고 한다. 새벽에 일찍 등산하기 위함도 있지만, 겨울에는 해가 빨리 지므로 혹시 모르는 상황에 대비해서 꼭 챙기길. 우리는 새벽 6시부터 등산 시작했는데 한 1시간 정도는 계속 어두워서 헤드랜턴 끼고 등산했던 것 같다.

 

8. 선글라스 : 눈 보호용으로 챙겼다. 천왕봉에서 장터목까지는 눈 쌓인 구간이 꽤 있어서 챙기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9. 아이젠 : 중산리-칼바위-로터리대피소-천왕봉으로 올라갈 때는 거의 막바지에 빙판길 구간이 좀 있었지만 아이젠 없이도 오를 만 했다. 근데 천왕봉-장터목-칼바위-중산리로 하산할 때는 아이젠 없으면 절!!!대!!! 못 내려온다고 본다. 정말 꽝꽝 얼은 얼음길 구간에 밧줄 하나 달랑 있는 곳도 있고(아이젠 끼고 내려오는 데도 진짜 무서웠다), 통천문도 거의 얼음길, 눈길이다. 내려오면서 혹시 아이젠 없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하니 진짜 끔찍했다. 이거 무게 얼마나 된다고 막상 가서 안 쓰더라도 겨울 산행 시 내 안전을 위해서 무조건 챙기는 걸 추천한다. 나도 겨울에는 무조건 아이젠 챙기기로 다짐했다.

 

10. 털모자 : 귀도 달려있어서 너무 편했다. 귀마개 없는 모자면 귀마개는 따로 챙겨야 될 것 같다. 초반에 오를 때는 긴팔 하나 입고 올라도 열감이 있어서 춥지 않은데, 어느 정도 이상 올라가고 나면 바람이 몰아치는 구간이 있어서 그 때 필요하다. 근데 갔다오니까 정수리에 달린 방울 떨어져서 속상하다..

 

11. 양말2 : 수족냉증이 있어서 얇은 양말 하나 신고 그 위에 등산 양말 하나 더 신었다. 괜찮은 방법인 듯하다. 그래도 결국 중간에 발 한 번 꽁꽁 얼어서 17번 불곰하사깔창핫팩 끼웠다.

 

12. 넥워머 : 사진 상에는 여름용 얇은 넥워머인데, 고민하다가 실제로는 겨울용 두꺼운 넥워머 챙겨갔다. 뭔가 겨울용 두꺼운 넥워머가 엄청 덥고 땀나게 할 것 같아서 얇은 걸 챙겨가려고 했는데, 두꺼운 거 챙기길 잘한 것 같다. 초반에는 안 꼈는데 로터리대피소부터 바람이 휘몰아치므로 '아.. 껴야겠다.. 두꺼운 거 가져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13. 목도리 : 차에다 두고 감. 두꺼운 넥워머로 충분했다.

 

14. 마스크 : 코로나 시대 필수품. 마스크 스트랩이 있으니까 훨씬 편한 것 같다. 나는 평소에도 스트랩을 끼고 다니므로..

 

15. 등산화 : 필수품

 

16. 등산스틱 : 챙기면 좋은 것 같다. 등산만 한다고 했을 때도 9시간 코스이므로 등산스틱을 이용해서 하체, 무릎 부담을 줄여주는 게 훨씬 낫지 않을까.

 

+ (사진에는 없지만) 17. 불곰하사깔창핫팩 : 이건 내가 원래 수족냉증이 있어서 작년에 한 20개 사놨던 깔창 핫팩인데 냉기 있는 사무실에서 끼고 있으면 발바닥이 후끈후끈한다. '그런데 등산 가서도 필요할까? 오히려 발이 뜨겁지 않을까?' 고민하면서 혹시 몰라 챙겼는데 와.. 없었으면 어떻게 할 뻔 했나 싶을 정도로 잘 썼다. 나처럼 수족냉증 있는 사람들은 꼭 챙겨야 하는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다. 어느 순간 발이 얼어버리고 나면 아무 감각이 없고 계속 걸어도 돌아올 생각을 안 하는데, 이거 끼우고 나서 발이 녹았다. 발이 어찌나 얼었는지 끼우고도 바로 녹은 게 아니고 시간 지나면서 슬슬 녹았다. 이거 만든 사람 상 줘야 된다.

 

갓 불곰하사깔창핫팩

+ (사진에는 없지만) 17. 불곰하사깔창핫팩 : 이건 내가 원래 수족냉증이 있어서 작년에 한 20개 사놨던 깔창 핫팩인데 냉기 있는 사무실에서 끼고 있으면 발바닥이 후끈후끈한다. '그런데 등산 가서도 필요할까? 오히려 발이 뜨겁지 않을까?' 고민하면서 혹시 몰라 챙겼는데 와.. 없었으면 어떻게 할 뻔 했나 싶을 정도로 잘 썼다. 같이 간 정화쌤은 발이 춥긴 한데 참을 만한 정도라고 안 꼈다. 똑같은 날씨, 코스여도 개인차가 있으니 참고하고, 나처럼 수족냉증 있는 사람들은 꼭 챙기면 좋을 것 같다. 어느 순간 발이 얼어버리고 나면 아무 감각이 없고 계속 발가락 꼼지락 거리며 걸어도 돌아올 생각을 안 하는데, 이거 끼우고 나서 발이 녹았다. 발이 어찌나 얼었는지 끼우고도 바로 녹은 게 아니고 시간 지나면서 슬슬 녹았다. 이거 만든 사람 상 줘야된다고 생각한다.

 

18. 쓰레기봉투 : 가끔씩 이걸 깜빡하는데 꼭 꼭 챙겨야 한다. 이번에는 다행히 귤 담은 봉지 챙겨서 쓰레기 봉투로 썼는데, 너무 얇아서 그런지 한 2cm 정도 터져서 가방 안에 못 넣고 가방 밖에 달고 다녔다. 혹시 모르니 2개 정도 챙겨가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산에 있는 쓰레기 주워오지는 못해도 내가 만든 쓰레기는 당연히 내가 가지고 내려와야지. 암.. 소중한 지리산..

 

<내가 챙긴 먹을 거리>

 

1. 핫앤쿡 라면애밥 짬뽕맛 : 조리하는 데 물이 필요하므로 이것까지 생각해서 물 챙기기!

2. 간식거리(초콜릿, 에너지바, 하리보 젤리, 귤) : 중간중간 당이 땡기므로 초콜릿이랑 에너지바 챙기고, 하산하면서는 하리보 젤리 먹기. 그리고 등산하면서는 귤, 토마토, 사과 이런 과일이 진짜 더 맛있게 느껴지는 것 같다.

3. 텀블러에 뜨아 : 겨울에는 뜨아가 좋은 것 같다.

4. 물 1L : 여름 등산보다는 물이 많이 땡기지 않는데 저 핫앤쿡이 꽤 짰는지 밥 먹고 나서 계속 물이 마시고 싶었다. 장터목 지나서 거의 바로 식수대가 있어서(겨울인데도 얼지 않았더라) 거기서 500ml 더 담았다. 

5. 정화쌤이 챙겨준 닭가슴살, 고구마, 스테비아 토마토, 사과, 김치 : 새벽 3시에 출발해서 중산리 주차장 도착하니 5시 30분쯤 됐는데, 평소에 아침도 안 먹는데 산 탈 생각을 해서 그런지 되게 배고팠다. 다행히 정화쌤이 닭가슴살 챙겨와서 든든하게 먹고 출발할 수 있었다. 고구마도 너무 맛있었고, 스테이바 토마토는 거의 감격스러운 수준.. 역시 산에서는 과일이야..

 

 

<복장>

 

상의 : 기능성 긴팔티(얇은 재질), 기모 긴팔티, 후리스 후드, 바람막이, 패딩조끼, 경량패딩

하의 : 히트텍, 가을용 바지

방한용품 : 두꺼운 넥워머, 귀달린 털모자, 장갑, 핫팩, 깔창핫팩, 양말2개

 

두꺼운 거 하나보다는 여러 개 껴입는 게 좋다고 해서 특히 상의를 여러 개 껴입었다. 천왕봉 정상만 생각하면 더 없이 추운 복장이지만 등산할 때는 더우니까 이 점도 고려해야할 것 같다. 얇은 옷 여러 벌에 기능 좋은 핫팩을 잘 활용하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장갑, 모자, 귀마개, 넥워머는 꼭 챙기기. 하의 같은 경우는 가을용 바지 안에 히트텍 하나 입으니까 춥거나 덥거나 하지 않고 딱 적당했다. 어쨌거나 추운 것보다는 더운 게 낫다는 생각으로 챙기는 게 현명한 것 같다. 지리산 겨울 산행 준비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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