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등산코스를 좀 소개해보려고 한다. 나 역시 어떤 코스로 가야할지 정말 고민이 많이 되었기 때문에..ㅋ 버스 버프 받는 최최최단코스와 지리산 국민코스(사람들이 많이 가는)라 불리는 코스 이렇게 해서 총 2개를 소개해보려고 한다. 이 글을 읽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
1. 가장 최최최단코스 : 중산리탐방안내소~(버스)~경상남도환경교육원~로타리대피소~천왕봉~원점회귀
이 코스는 중산리탐방안내소에서 경상남도환경교육원까지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3km 거리를 버스 버프받는 거기때문에 상당히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ㅎㅎ 순수하게 등산하는 거리와 시간만 따져보면 등산 시 4.8km 4시간, 하산 시 3시간이 걸린다. 다만 버스 시간이 1시간 텀이라 버스 시간을 잘 맞춰가야하고 버스비는 현금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한다. 아래 버스 시간표 첨부.
2. 국민코스라 불리는 최단코스 : 중산리탐방안내소~칼바위~로타리대피소~천왕봉~장터목대피소~칼바위~중산리탐방안내소
반시계 방향으로 한바퀴 둥글게 돌고 오는 코스이다. 이 코스는 등산 시 5.4km 4시간 30분, 하산 시 7km 4시간 30분이 소요된다. 앞서 소개한 최최최단코스와 이 국민코스 중 고민하다가 결국 버스를 타지 않는 ^^ㅋㅋㅋㅋ 진정한 지리산을 만나자해서 이 코스로 다녀왔는데 하산이 7km나 되므로 정말 신중하게 선택하기를 바란다. 올라가는 것보다 내려오는 게 더 힘든데 무려 7km다. 가도 가도 끝나지 않는 하산길을 맛볼 수 있지만.. 그래도 결국은 끝난다. ㅎㅎ
지리산
해발 : 1915m
주소 : 경상남도의 하동군, 함양군, 산청군, 전라남도의 구례군, 전라북도의 남원시 등 3개 도, 5개 시군에 걸쳐있는 산
들머리 : 중산리탐방안내소
주차 : 안내소 주차장 잘 구비되어있음
코스 : 중산리탐방안내소~칼바위~로타리대피소~천왕봉(정상석)~장터목대피소~칼바위~중산리탐방안내소
거리 : 12.35km
소요시간 : 9시간 47분
일시 : 2022년 1월 29일 토요일
날씨 : 좋음
기타 : 대피소마다 화장실은 있지만 휴지는 없음(장터목 대피소에서 휴지 살 수 있음). 겨울이므로 방한에 신경쓰고, 아이젠 꼭 챙길 것.
정상 부근에서 밥 먹느라 정상이 뭉툭하게 나왔네 ㅋㅋ
중산리탐방안내소
울산에서 새벽 3시쯤 출발해서 주차장 도착하니 6시 안 된 시간이었던 것 같다. 이미 주차된 차들도 꽤 있고 들어오는 차들도 보이고.. 아무튼 새벽부터 부산스럽게 움직여서 그런가 배가 고파 차에 앉아서 고구마랑 닭가슴살을 먹었다. 옷 챙겨입고 짐 챙기고 화장실도 갔다가 해드랜턴 끼고 만반의 준비를 다 하고 나니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중산리탐방안내소 화장실에서 나갈 채비를 다 마치고 출발 인증샷. 왠지 떨리고 과연 잘 다녀올 수 있을까?? 설렘반 걱정반했다.
출발하면서 가민도 시작 ㅋㅋ 이렇게 높은 산 올라갈 때는 전 날 가민 충전부터 한다.
6:24분 출발
해발 668m (아이고 1915m까지 언제 올라가나?? 생각하면서 ㅋㅋㅋ)
지난 번에 가지산 일출 등산하면서 야간 산행과 헤드랜턴에 조금 익숙해진 게 너무 다행이다.. 이야기하면서 올랐다. 그리고 초반부터 너무 쫄아서 꽁꽁 싸매입은 탓에 올라가면서 하나씩 하나씩 벗어재꼈다 ㅋㅋㅋㅋ 거의 긴팔 하나 입고 올라간 듯..
*겨울 등산이어도 초입에서 너무 많이 껴입지 않기. 갑자기 등산하기 시작하면 분명 몸에서 열이 나기 때문에.. 땀나지 않도록 옷 벗고 입고 유연하게! 두꺼운 거 하나보다 얇은 옷 여러벌 입기 & 핫팩 잘 활용하기
사람들이 등산하기 바빠서 칼바위 못 보고 자주 지나친다길래 혹시 나도 지나치는 거 아냐 걱정했는데.. 어느 순간 딱~ 눈 앞에 있었던 칼바위
잘 안 보이지만 인증샷도 찍어주고
칼바위 상단에 앉아서 처음으로 쉬었던 것 같다. 에너지바랑 젤리 몇 개 먹고 물도 마시고.. (등산할 때 하리보가 참 맛있단 말이지) 이번 등산은 자주 자주 쉬긴 했는데 거의 서서 물 마시고 숨 고르는 정도로만 쉬었다. 매번 앉아서 쉬었으면 총 등산시간 10시간도 가뿐하게 넘겼을 것 같다.
드디어 로타리 대피소 도착! 여기 도착하기 전부터 슬슬 오 바람이 쎈데??? 구간이 나온다. 바람이 쎈데??? 싶으면 로타리 대피소가 다와가는구나 생각하면 될 것 같다 ㅋㅋㅋㅋ
여기 화장실에서 다시 방한용품 재정비를 하고 가야한다. 로터리대피소 지나면 정말 확 추워짐.
*로터리대피소 화장실에서 장갑, 모자, 귀도리 등등 할 수 있는 모든 방한 용품 착용하기
천왕봉 2.1km 남았다. 사실 여기까지는 그렇게 어렵지 않는 구간.
로터리대피소 조금 지나면 나오는 식수장은 결빙이라 법계사 내 식수장을 이용하라고 안내문이 붙어있다.
*물 적당히 한 500ml만 챙겨서 올라가도 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ㅋㅋ 법계사에서 마실 물 채워서 올라가면 좋을 듯 하다. 그리고 장터목 조금 지나서도 식수대 있음.
저멀리 산 그리메가 보여서 신기했다. 아직 가야할 길이 많이 남았는데 벌써 산 그리메가 보인단 말이야? 역시 지리산 클라스..
심장안전쉼터.. 총 5번 나온다. 쉼터마다 심정지 발생 구역까지 표시해둔 현수막들이 바람에 펄럭인다. 사진에 없지만 힘든 구간들이 꽤 있다. 쉼터마다 천천히 쉬면서 올라가면 될 것 같다.
와.. 어느 순간 돌아봤는데 말도 안되는 풍경이.. ㅎㅎ
여기도 통천문이랬는데 둘 다 가보니 여기보단 장터목 근처 통천문이 더 웅장한 기세이긴 했다. 이런 게 신기한 것 같다. 하나만 봤을 땐 그 하나가 멋있는데 다른 걸 또 보면 비교가 되고.. ㅋㅋ 고기도 먹어본 놈이 알고 통천문도 지나본 놈이 아는가보다. 아무튼 이 통천문 지날 때 표지판에 천왕봉 0.5km 인가 암튼 굉장히 적게 남았다고 적혀있어서 와 행복하다, 벌써 다 왔네하면서 올라갔는데 ^^ 표시가 잘 못 된건지 올라가면 키로수가 더 늘어난다.
*로터리대피소~천왕봉 가는 길에 있는 통천문 표지판에 적힌 km는 믿지마세요
천왕봉에 가까워지면서 정~말 정~말 아름다운 풍경들이 눈에 들어온다.
여기도 나름 유명한 포토존인가보다 ㅎㅎ 인스타 인플루언서로 추정되는 남녀가 우리랑 비슷하게 올라갔는데 그 사람들 사진 찍는 곳마다 너무 이뻤다 ㅋㅋㅋㅋㅋ 그래서 그 사람들 다 찍고 올라가면 우리 찍고, 그 사람들 다 찍고 올라가면 우리 찍고 ㅋㅋㅋ 이 포토존 지나면 마지막 깔딱고개가 나온다.
천왕봉 올라가는 마지막 관문인 깔딱고개다. 잘 보면 나무 계단 데크길이 보일 것이다..^^ 그래도 뭐 묵묵히 올라가다보면 금방 도착한다.
짜잔~ 우리 정화의 생일 파티🧡ㅋㅋㅋ 지리산은 그냥 언제나 가고 싶은 산이었지만 정화 생일 파티라니 왠지 더 의미있게 다가왔다. 전날 케익을 어떻게 들고 가지부터 고민해서ㅋㅋ 시간이 촉박해서 많이 준비 못 했는데 정화가 많이 좋아해줘서 나도 기분이 좋았다.
지리산 천왕봉에서 맞이하는 생일 축하해~~ 2022년 올 한 해 대박나려나보다🧡
드디어 지리산~!! 고생했다. ㅎㅎ
한국인의 기상 여기서 발현되다
이거 찍고 싶었는데!.. 하마터면 까먹고 갈 뻔 ㅋㅋ 캬 너무 멋있다.
식량은 핫앤쿡 라면애밥
설명서보고 차근 차근 잘 따라해야함. 우리 정화 잘 못 해가지고…. 설익은 밥 먹었다 ㅠㅠ 그래도 확실히 핫앤쿡만큼 편한 건 없는 것 같다.
핫앤쿡 기다리면서 깨알 생파ㅎㅎ 저 던킨 부셔질까봐 뾱뽁이에 싸가지고 올라갔더랬지. 멀쩡하게 정상까지 버텨줘서 다행이야.
얼음물 가져간 게 아니고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물이 얼어버렸음. 시원하니 좋았다.
밥 다 먹고 포토타임 한 번 더
장터목 쪽은 아이젠 필필필수. 올라오는 등산객분들도 다 아이젠 신고 계셨고 멀리서봐도 올라왔던 길이랑 색깔부터가 다름. 미리 챙겨신고 출발했다.
눈이 꽤 많이 쌓임
여기가 유명한 바로 그 통천문. 눈+경사 무서웠다 ㅋ
계속 내려가다보니 발가락 끝이 점점 시려워졌다. 움직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족냉증이라 그런가 ㅠㅠ 이건 손끝발끝 잘 어는 사람들만 아는 고통.. 그리하여 비장의 무기 발열깔창을 꺼냈다. 사실 등산하면서 착용해본 게 처음이라 ‘엄청 뜨거워지면 어떡하지?’ 걱정도 했는데 전혀.. 얼었던 발끝 딱 녹으니까 진짜 훨~~~씬 더 나았다. 걷는 게 훨씬 편해짐.
발열깔창 덕분에 눈길도 잘 헤쳐나감
눈길 끝났나? 싶을 때 장터목 대피소가 나온다. (하지만 끝나지 않음)
장터목 대피소
취사구역도 있고 매점도 있다. 많이 둘러보지는 못 했지만 나름 편의가 갖춰진 곳 같았다. 한 번 검색해보고 등산계획 짜면 좋을 듯~ 우리는 화장실만 갔다가 하산 ㅋ
장터목에서 얼마 안 내려가면 식수장이 나옴. 동파 방지 처리완료되어 겨울이지만 물이 잘 나옴 ㅎ
중산리 4.8km 남았다는 표지판
둘이 킹 받은 표정으로 사진 하나 찍자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휴 우리 둘은 정말.. 그래도 다 지나고 나니 추억이다
그러다 진짜 킹받는 구간이 나옴. 이 빙판길 어떻게 지나가라고 줄만 덜렁 있는 건데…
무섭기로 역대급이었던 구간이었다. 와 이거 실수하면 진짜 크게 다치겠는데? 생각이 드는 구간..
다른 탐방객들도 다들 어이없어하고 무서워하고 암튼 그런 구간이었음….
아이젠 없었으면 난 ㄷㅈㄷ싶은 구간. (비속어 죄송하지만 이건 죽었다가 아니라 ㄷㅈㄷ라는 표현이 필요함)
아이젠 끼고도 진짜 벌벌 기었다.
어떻게 그래도 죽음의 구간 지나고 나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살아남았다는 인증샷
반달곰 너 우리 놀리냐…. 주의 정도가 아니라고.,.. 니가 그렇게 한쪽 발 들고 평온한 표정 지을 게 아니라고…..
유암폭포도 꽁꽁 얼었다. 아직 우리에겐 3.7km가 남았군요..
갑자기 나타난 돌구간
돌탑 하나 쌓고 소원 빌고
진짜 계속 하산 하산 하산…. 역대급으로 긴 하산길이라 정말 정말 지치고 지겹고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정화가 소파 같은 돌을 발견했다. 막상 앉으니까 편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신기했다.
중산리 1.3km 이제 진짜 거의 다왔구나..
올라갈 때는 신나서 칼바위랑 찍었다면 ㅋ 내려올 때는 완전 지쳐서 칼바위랑 ㅋㅋㅋㅋㅋ 그래도 칼바위 보니까 아 정말 거의 다왔구나..하면서 반가웠다.
둘이 이렇게 긴 하산길은 처음 아니었냐고 너무 힘들고 지친다에 동의했지..
통천문!!!! 끝~!!!!!!!!!!
내려와서 무슨 안내소 들어가니까 정상석있음 ^^ㅋ 그냥 여기서 사진 찍을 걸 그랬다면서 ㅋㅋㅋㅋㅋ
아니야 gps인증 해야지..
늦었지만 중산리주차장 주차비
쓰레기 무게달고 포인트 적립했다 ㅎ
무인카페에서 아아 하나씩 사서 밥먹으러 출발.
우리나라에서 2번째로 높은 지리산 천왕봉. 2년 전 지리산 종주 계획도 짜고 대피소 예약까지 운 좋게 성공했는데 갑자기 태풍이 와서 탐방금지 내려지고 결국 못 갔던 기억이 난다. ㅠㅠ 그 때 어찌나 아쉽던지.. 그래도 언젠가는 가야지 가야지했던 지리산에 드디어 다녀왔다 ㅎ 그것도 정화 생일날. 여러모로 의미있는 등산이었다. 지리산 한 번 다녀오니 ‘지리산도 갔다왔는데 뭐’ 이런 마음도 생겼고 그래도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 한 번씩 다 경험해봤다는 뿌듯함도 생겼다. ㅋㅋ 블랙야크 보니 반야봉이랑 바래봉도 가야하던데 또 보자 지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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