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홍정욱 에세이> 홍정욱
이성의 판단에 순종하면 잘못이 없고, 가슴의 부름에 응답하면 후회가 없다. 내게 성공은 후회 없는 삶이었다. p13
인내란 풀 수 있는 매듭을 자르지 않는 지혜. 따라올 틈을 주며 조금만 더 천천히. p22
<대학>에서는 "마음이 거기에 있지 않으면 봐도 뵈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고, 먹어도 맛을 모른다"고 했다. p29
플라톤은 음악과 체육을, 아리스토텔레스는 읽기, 쓰기, 음악, 체육을 철인 교육의 핵심이라고 했다. 운동은 단지 외모를 가꾸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다. 초우트에서 매일 두 시간의 운동은 의무였다. 스포츠는 미국 사립 고등학교 교육의 핵심 요소다. 월스트리트에 있을 때도 우선순위로 채용하는 후보는 학력을 겸비한 운동선수들이었다. 꾸준함과 치열함, 공정의 스포츠맨십을 높이 평가하는 것이다. 나는 체육을 시간 낭비로 간주하는 몰이해가 우리 교육의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반대로 학문적 수양 없이 운동에만 몰두해 인성의 균형이 부족한 일부 선수들을 용인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일 것이다. p45
남이 마신 술에 취하지 않고 남이 먹은 밥에 배부르지 않다. 건강하고 가치 있는 삶은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p46
어떻게 실패가 두렵지 않을 수 있는가? (...) 그럼에도 실패의 두려움을 무릅쓰고 도전을 감행하는 이유는 실패의 공포보다 가지 않은 길에 대한 후회가 더 두렵기 때문이다. 가장 큰 리스크는 아무 리스크도 택하지 않는 것이다. 파산이 두려워 사업을 접고, 낙선이 두려워 출마를 접고, 이별이 두려워 사랑을 접을 수는 없다. 자고로 포기가 성공의 어머니가 된 경우는 없다. p51
올더스 헉슬리의 지적처럼 경험이란 내게 일어난 일이 아니라 내게 일어난 일에 대한 나의 대응. 세상에서 거저 쌓이는 경험은 없다. p59
사람을 읽으려면 <한비자>를, 사람을 이기려면 <손자병법>을 사람을 이끌려면 <논어>를, 사람을 구하려면 <성경>을 읽는다. p89
"어려서는 말하는 법을 배우고, 늙어서는 침묵하는 법을 배운다. 성년은 말하고 싶을 때 침묵하고, 침묵하고 싶을 때 말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p90
다만 갈 수 있다고 모두 길은 아니다. p91
"아니다"라고 말하는 건 인기 대신 존경을 얻는 일이라고 한다. 내가 존경을 얻은 것 같지는 않았지만 인기를 잃은 건 확실했다. p91
*2011년 한국과 유럽 연합 간의 FTA가 있었을 때 이 사람은 찬성파였다. 그러나 폭력적인 의사결정에 참여하지 않았다.
팀 페리스는 역사는 아르키메데스의 유레카, 뉴턴의 사과 등 여유로움 속에 떠오른 영감의 결과로 가득하다고 했다.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판단하는 것은 어렵지만 중요한 일이다. 어차피 우리가 되풀이하는 업무의 대부분은 별볼일 없는 일들이다. 자꾸 뭘 시작하려 하지 말고 영혼없이 지속하는 일들을 남김없이 버려야 한다. p113
당신을 관리자로 만들어주는 건 직책이지만 당신이 리더인지를 결정하는 건 사람들이다. -빌 캠벨
행시주육 - 배우지 않는 자는 걸어다니는 송장이요, 뛰어다니는 고깃덩이일 뿐이다. p126
젊을 때는 "네"를, 나이 들면 "아니요"를 기본으로 삼으라고 한다. 청년은 기회를 놓치는 것을, 중년은 책임이 늘어나는 것을 주의하라는 뜻일 게다. p135
뚜렷한 목표가 있는 자는 폭풍 속에서도 전진하고 없는 자는 순풍 속에서도 표류한다. p138
손에 오물이 조금만 묻어도 기겁을 하면서 몸속에 들어가는 음식은 가리지 않는 것은 참 희한하다. 우리가 먹는 모든 음식은 예외없이 몸속에서 질병을 키우거나 질병과 싸우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나는 음식 주문이 까다로운 사람이 좋다. p165
두려움은 타고나기에 절로 죽지 않고, 자신감은 타고나지 않기에 절로 솟지 않는다. 죽지 않는 것을 누르고, 솟지 않는 것을 파내는 노력, 그것이 단련이다. p177
사람이 닭이나 개를 잃어버리면 찾을 줄 알면서 마음을 놓아버리곤 찾을 줄 모른다. -맹자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고 스스로 위로하며 세월에 맡기라고도 한다. 그러나 삶의 위대함은 한 번도 넘어지지 않음에 있지 않고 넘어질 때마다 다시 일어섬에 있다. p179
우울함과 불안함으로 고통받는 사람에게 힘내라는 말은 하반신이 마비된 사람에게 달려보라고 하는 것과 같다. 중요한 건 포기하지 않고 시도 때도 없이 밀어닥치는 감정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승리의 비결은 얼마나 세게 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세게 맞고 버티느냐... 때로 서로 있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p183
어려운 일을 당하면 이를 잊으려고 억지로 일을 만들어 바쁘게 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시간이 약이라는 말,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다 보면 어느새 덜 힘들어지고, 덜 외로워지고, 덜 아프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내 경우에는 고민과 고통을 나중으로 미루는 것에 불과했다. 즉 아무리 잊꼬 지내려 해도 언젠가 반드시 맞닥뜨려야 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일정한 루틴으로 삶의 틀을 잡고, 성취감과 자신감을 되찾으며, 명상 등의 방식으로 마음의 평정을 되찾으려는 노력이 중요했다.
루틴으로 하루를 채울 필요는 없다. 내가 말하는 루틴이란 매일 기계적인 삶을 반복하는 수험생 또는 스님이나 군인의 빈틈없는 일과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누구에게 보여줄 것도 아니다. 창의력을 위한, 자신감을 위한, 평정심을 위한 자발적인 루틴은 부담스러운 의무가 되어서는 안 되며 편안하고 즐거워야 한다. 즉 시간의 재촉에 떠밀려 가지 않고 나만의 보폭으로 걸어가겠다는 여유와 자신감이 필요하다. 편한 마음으로 소소한 성취를 통해 조금씩 자신의 역량과 의지에 대한 믿음을 회복하는 것이다. p196
누군지도 몰랐지만 누군가의 추천을 받아 읽게 된 책이다. 책 내용과는 별개로, 다른 사람으로부터 책 추천을 받으면 뭐랄까 꼭 선물 받은 것 같은 기분이다. 어떤 책일까?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들었던 걸까? 이 책이 그 사람에게 미친 영향은 뭐였을까? 그래서 추천받은 책을 읽기 시작하면 몰입도가 높다. 이 책도 그랬다.
표지에서 보이다시피 이 중년미 넘치는 핸섬 가이는 하버드맨 출신에 미국 뉴욕주 변호사 시험을 합격하고 리먼브라더스에서 근무했으며 망해가던 헤럴드를 인수해 기업가치를 10배 이상 올렸다. 국회의원으로도 당선되었지만 자진하여 떠났고 지금은 식물성 식품 기업 올가니카을 운영하고 있다. 표지 바로 뒷장 저자 소개란을 보면서 든 생각이 ‘이렇게 현실성 없는 삶도 있구나…’였다. 책을 펼치치도 않았는데 거리감이 쓰나미처럼 몰려왔다. 하지만 읽고 나니 참 인간적인 사람이 쓴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안정감(이라 쓰고 현실에 안주하기라 읽는다)을 좋아하는 내게 ‘나의 성공은 무엇일까?’ 고민하게 만들어주었다. 솔직히 나는 아직도 답을 모르겠다. 저자는 '가슴의 부름'에 응답하라고 하는데, 나는 그러고 싶고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진정 나에게 가슴이 뛰는 일이 무엇인지를 모르겠다는 문제다. 뭔가를 진심으로 갈망한 지 너무 오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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