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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5 <절망의 나라의 행복한 젊은이들> 후루이치 노리토시

by 헹 2022. 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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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의 나라의 행복한 젊은이들> 후루이치 노리토시


-"일본의 젊은이들은 이처럼 불행한 상황에 처해 있는데, 왜 저항하려고 하지 않는 겁니까?"

"왜냐하면, 일본의 젊은이들은 행복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제 더 이상 일본에서 경제 성장을 기대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일본에는 매일매일 생활을 다채롭게 해 주고 즐겁게 만들어 주는 요소들이 갖춰져 있다. 그다지 돈이 많지 않아도 우리는 자기 처지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그럭저럭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오늘날 일본의 젊은이들이 아무리 '나는 행복하다'라고 생각해도, 그 '행복'을 지탱해 주는 생활 기반은 서서히 썩어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떤 측면에서는, 이처럼 '뒤틀린' 사회 구조 내부로부터 젊은이들 스스로 자신들이 행복하다고 여기는 '기묘한' 안정감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기묘한' 안정감 속에서, 젊은이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무엇을 느끼고 있는가? 그들은 어디로부터 와서,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다시 말해, "젊은이는 발칙하다."라는 식으로 젊은이를 '이질적인 타자'로 간주하는 지적은, 이미 젊은이가 아닌 중장년층의 '자기 긍정'이자 '자아 찾기'의 일종인 것이다.

 

-자신이 느끼기에 '이질적인 대상'을 '이질적'이라고 잘라 말해버리면, 그 스스로 '이질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게 된다.

 

📎'요즘 애들은 예의가 없다'는 말이 고대 이집트 벽화에도 쓰여 있다고 하던데 진짜일까? 정말 기원전 3000년에도 중장년층이 젊은이들을 '이질적 타자'로 규정함으로써 자기를 긍정하려고 했단 말인가. 그리고 솔직하게 한심하지만 나도 '요즘 애들은 어쩌고' 말하는 부류의 사람이다. 그런 말을 뱉고 나면 '와 나도 꼰대가 되어가는 건가?'하는 자괴감이 들지만 이미 꼰대화가 상당히 진행되었는지 자연스럽게 그런 말이 나온다. 상식적으로 요즘 애들이 어떻게 똑같을 수 있겠냐만은 진짜 내 눈에는.. (말잇못)

 

-'행복한 젊은이들'의 정체 p133

인간은 어느 순간에 "지금 불행하다.", "지금 생활에 불만족을 느낀다."라고 대답하는 것일까? 오사와 마사치에 따르면, 그것은 "지금은 불행하지만, 장차 더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다."라고 생각할 때라고 한다.

미래의 '가능성'이 남아 있는 사람이나 장래의 인생에 '희망'이 있는 사람은 "지금 불행하다."라고 말하더라도 그것이 자신의 모든 것을 부정하는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자면,이제 자신이 '이보다 더 행복해질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 때, 인간은 "지금 이순간이 행복하다."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즉, 인간은 미래에 더 큰 희망을 걸지 않게 됐을 때, "지금 행복하다." 혹은 "지금의 생활에 만족한다."라고 대답하게 되는 것이다.

 

 

📎현재 일본 젊은 층의 대다수는 비정규직 노동자라 안정적인 생활이 어렵고,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부양해야 할 고령자는 늘어났고, 일본의 국가 부채도 상당한 수준이라고 한다. 게다가 방사능이 누출된 원자력 발전소 문제도 해결되지 않았다. 그런데 왜 일본의 젊은이들은 행복할까? 앞으로 더 행복해질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인간은 지금 불행하더라도 앞으로 행복해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하면 '지금 불행하다'고 말하지만, 앞으로 더 행복해질 가능성이 없으면 '지금 행복하다'고 여긴다는 것이다. 그런데 비단 일본만의 이야기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불안정한 고용 시장이니 고령화 시대니 하는 것들은 우리 나라도 다 가지고 있는 것들이다. 기존 3포세대(연애, 결혼, 출산 포기)에서 5포세대(3포세대+내 집 마련, 인간관계)와 7포세대(5포세대+꿈, 희망)를 거쳐 N포세대라는 유행어까지 탄생할 정도다. 그런데 신기한 건 내 주변의 많은 젊은이들 또한 이 책에서 말하는 일본의 젊은이들처럼 행복해보인다. 딱히 돈을 많이 벌지 않아도 본인이 좋아하는 취미 생활이나 운동을 즐기고 가끔은 여행도 떠나고 친구들과 맛있는 음식과 디저트를 즐긴다. 물론 지난 세대의 경제적, 과학 기술적 발전으로 전반적인 삶의 질이 향상된 것도 젊은이들을 행복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어차피 집도 못 살 텐데, 어차피 결혼도 못할 텐데, 어차피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못할 텐데' 같은 좌절감이 젊은이들을 소소한 행복에 만족하도록 만들었다는 걸 부정할 수가 없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소확행이라는 단어가 조금 슬프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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