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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

Book#11 <그 환자> 재스퍼 드윗 - 몰입감 높은 공포소설

by 헹 2021.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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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환자> 재스퍼 드윗

 

인스타그램에 책을 만화로 소개하는 계정이 있는데 거기서 이 책을 본 기억이 난다. 10컷 정도 봤을까? 이 책 재밌겠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주변에서 '이 책 재밌어요' 하는 말을 몇 번이나 들었다. 공포 소설은 거의 읽어본 적이 없지만 이렇게 핫한 반응이라니, 거기다 밀리의 서재 1달 재구독권을 받아 들어갔더니 <그 환자> 표지가 맨 앞에 보였다.

 

내가 엄청난 비밀을 알고 있는 건지 아니면 나 자신이 미쳐버린 건지 현재로서는 확신이 서지 않아 이 글을 쓴다. 이런 상태로 계속 정신과 의사로 일한다는 것은, 분명 윤리적으로나 사업적인 관점에서도 좋지 않은 일일 것이다. 하지만 맹세컨대 나는 미치지 않았다. 그러니 이런 일이 가능하다고 조금이나마 믿어줄 수 있는 여러분에게 이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한다. 내게 이 일은 인류에 대한 책임의 문제이다.

 

소설 내용과는 별개로 나는 이런 말투를 엄청 매력적으로 느끼는 것 같다. 혼란, 고민, 자아성찰, 담백함, 솔직함이 묻어는 말투.. 그래서 처음에 몰입이 좀 더 빨리 된 것 같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어려운 말 없이 전부 읽기 쉽게끔 쓰여있다. 원래도 책을 좀 대충 빠르게 읽는 편이라 다 읽는데 1시간도 안 걸린 것 같다. 그만큼 읽기 쉽고 재미있었다.

 

우선 작가는 파커라는 젊고 유능한 정신과 의사다. 약혼녀와 조금 더 가깝게 지내기 위해 외딴, 열악한 병원으로 옮겼을 때 그는 '그 환자'에 대해 알게 되었다. 어떤 병원이든 '그 환자'라 불리우는 (누구도 가까이 가려 하지 않고 언제부터 있었는지 모를 정도로 오래 병원 생활을 한) 환자는 있기에... 오히려 그 환자 '조'를 치료해보고 싶은 열망에 휩싸인다. 몰래 조의 치료 기록을 찾아본다. 맨 처음 조는 여섯 살 때 야경증으로 정신 병원을 찾았다. 의사의 간단한 상담 치료 이후 다음 날 퇴원할 만큼 경미한 수준이었으나 그 다음날 병원을 다시 찾을 때는 병이 심각해졌다. 그를 치료하려고 하는 과정에서 투입된 의사, 간호사, 병원 룸메이트는 모두 죽거나 정신병을 앓았다. 

도대체 조는 어떻게 다른 사람을 죽이고 정신병에 걸리게 만들었을까?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는데 상대의 약점을 귀신같이 알아차린다. 상대의 육체적인 약점 뿐만 아니라 어린 시절 정신적인 트라우마까지 낱낱히 꿰뚫고 있다. 인간이 이 모든 걸 어떻게 알 수가 있단 말인가? 그런데 막상 조를 만나보니 너무나도 멀쩡하고 오히려 불쌍하다. 그가 주장하는 것처럼 이 모든 게 병원장의 계략이 아닐까하는 의심을 하게 된다. 결국 파커는 조의 탈출 계획까지 실행했지만 마지막 순간 붙잡혀 병원장 사무실로 끌려간다. 

 

병원장은 이미 파커의 계획을, 아니 조의 계획을 간파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파커의 약점이 '소중한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 것'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병원장은 조가 그것을 이용하리라는 것을 알아챘다. 파커에게 자신을 소중한 사람으로 여기게 만들고 나서는 구하지 못하는 죄책감을 주려고 연기를 한 것이다. 여기서 파커는 조에게 뒤통수를 맞았는데 곧바로 한 대 더 맞게 된다. 사실 그는 조의 주치의가 아니며, 토마스(6살인 조를 처음 진료를 했던 선대 병원장)가 조를 치료하기 위한 방법으로 그를 조와 만나게 했을 뿐이었던 것이다. 조를 치료하고 싶어도 직접 만나면 죽거나 미쳐버리니 말이다. 괴물보다 더 으으스한 부분이었다.

 

하지만 파커는 포기하지 않고 조의 부모를 찾아갔다. 조가 괴물이 나와서 무섭다고 말했던 벽을 망치로 부수기도 한다. 놀랍게도 그 벽 안에서 작은 아이의 유골이 보였다. 아마도 아이는 벽에 갇혔고 괴물은 조가 되어 살았던 것 같다.

이 소설이 처음 게시된 곳은 전문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웹 포럼이다. 처음부터 책으로 쓰여지지 않았기 때문에 단순 공포 소설이 아니라 진짜 경험담일 수도 있겠다는 느낌이 풍겨서 더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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