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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읽는 중

by 헹 2021. 5.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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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라는 건 곧 나와 같은 인간들만 있는 줄 알았는데(사실 그렇게까지 깊게 생각해본 적도 없다. 그냥) 근데 나는 인류의 한 종일 뿐이라는 개념을 들으니 어안이 벙벙했다. 마치 <이기적 유전자>를 읽었을 때 느꼈던 감정과 비슷하다.

내 삶이 길어야 100년이니 전후로 100년은 고사하고 어제 있었던 일과 내일 일어날 일에 휩쓸린다. 근데 이게 당연한 거 아닌가? 리처드 도킨스나 유발 하라리가 이상한 거지.. 그동안 내가 배웠던 가장 오래된 역사, 그 시작은 구석기다. 호모 사피엔스가 직립 보행하고 두 손을 사용했을 때가 가장 오래된 역사인 줄 알고 살았다. 호모 사피엔스가 인류의 유일한 종으로 남기 전의 시대는 상상해본 적이 없다.

내가 우주의 먼지고 유전자의 운반체고 하나의 짐승이라는 생각이 드니 좋은 게 하나 있다. 나는 별 게 아니고 그러므로 내 고통도 별 게 아니다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아무 것도 아니다. 비관이 아닌 관대에 가까운 그런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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